다시보는 <암수살인> 범죄학과 학생이 수사방식 공부하는 영화

 

영화 <암수살인>은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범죄학과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한 수사 방식, 경찰의 역할, 진술의 중요성 등 학문적인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영화다. 이 글에서는 영화 <암수살인>의 줄거리, 실제 사건과의 연관성, 그리고 범죄학적 시선에서의 총평을 통해 왜 이 영화가 교육적 가치가 높은 작품인지 짚어본다.

암수살인 줄거리 요약

<암수살인>은 2018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주지훈과 김윤석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 분)가 형사 김형민(김윤석 분)에게 다가와 본인이 저질렀던 ‘암수살인’ 사건을 자백하며 시작된다. 암수살인은 신고되거나 인지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살인을 의미한다. 강태오는 총 7건의 살인을 자백하고, 김형민은 이 자백이 진실인지 파헤치기 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영화는 실제 2007년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실존 인물인 경찰 김수환 형사가 범인을 접견하며 기록한 실제 수첩이 주요 단서가 되었고, 영화 내내 이 수첩의 내용이 사건 전개의 핵심을 이룬다. 줄거리는 단순한 수사물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복잡성과 제도적 허점을 짚어내며 진행된다. 특히 주인공 형사의 신념과 냉철한 수사 방식은 범죄학의 이론과 현실 적용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단서를 하나하나 추적하는 과정은 범죄학 전공자에게 수사 실무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화 사건과 영화의 차이점

영화 <암수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극적인 전개를 위해 일부 각색이 이루어졌다. 실제 사건은 2007년 부산에서 벌어졌으며, 수감 중이던 용의자가 형사에게 다수의 살인을 고백하며 시작되었다. 그는 일곱 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의 신원이나 시신의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은 사건이 많았다. 실존 형사 김수환은 단서 하나 없이 이 자백을 추적하며 수년간 사건을 파헤쳤다. 영화에서는 이 과정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수사의 긴장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영화 속 형사 김형민은 조직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수사를 진행하는데, 이는 실제보다 극적인 연출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실—피의자의 자백, 암수사건의 존재, 그리고 수첩을 통한 추적—은 실제와 매우 유사하다. 범죄학적으로 볼 때, 이 영화는 범인의 동기보다는 제도의 허점과 수사의 집념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실제 범죄학 연구에서 ‘암수범죄’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 또한 영화가 제시하는 ‘진술 중심 수사’의 위험성과 필요성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논점이다. 실화에 대한 존중과 영화적 재해석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에게 사고의 깊이를 제공한다.

수사 방식과 범죄학적 의의

<암수살인>에서 형사 김형민이 보여주는 수사 방식은 전통적인 형사 수사와는 다른 점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적 증거가 아닌 ‘자백’을 기반으로 한 수사 진행이다. 범죄학적으로 이는 ‘진술 중심 수사’ 혹은 ‘심문 기반 수사’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백은 증거가 보강될 때만 법적 효력을 갖지만, 이 영화에서는 자백 자체가 유일한 단서다. 이는 현실에서 매우 드문 일이지만, 실제로도 경찰은 자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화에서 김형민 형사는 모든 자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수사 방식은 '비판적 경청'에 가깝다. 피의자의 심리를 이용해 과장이나 거짓말을 판별하며, 기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진위를 파악한다. 이는 범죄심리학과 수사기법의 교차점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이 과정이 ‘수사적 사고’의 실제 사례로써 매우 유용하다. 영화가 제시하는 경찰의 역할은 단순한 법 집행자가 아니라 진실을 찾아내는 조사자의 모습이다. 이는 현대 범죄학에서 강조하는 경찰의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또한 관객이 범죄 수사에 대해 단순한 흥미를 넘어 구조적 문제나 윤리적 고민까지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암수살인>은 단순한 범죄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그 사건의 무게감이 남다르며, 특히 범죄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이 영화가 실제 사례로서 가치가 높다. 수사 방식, 진술 분석, 제도적 한계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할 수 있는 영화 <암수살인>은 학문과 실무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지금 이 영화를 통해 현실 속 수사의 복잡성과 경찰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시작해보자.